
"치과 예약을 세 번 잡고 세 번 다 취소했습니다."
"아픈 건 아는데 문 앞까지 갔다가 돌아왔어요."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민망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의지가 약해서라고 생각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치과 공포는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분명한 원인이 있는 반응이고, 원인에 따라 다루는 방법도 다릅니다. 왜 생기는지, 미루면 어떻게 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세 줄 요약
치과 공포는 흔합니다. 상당수가 과거의 구체적인 경험에서 비롯되며, 그 경험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해법이 달라집니다.
모든 공포가 수면치료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취 방식이나 진행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첫 방문에서 반드시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담만 받고 돌아가셔도 됩니다.
상담에서 "언제부터 치과가 무서우셨어요?"라고 여쭤보면 대부분 구체적인 장면을 말씀하십니다.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기억입니다. 자주 나오는 것들은 이렇습니다.
어릴 때 억지로 눌린 경험 — 울며 버티는데 어른 여럿이 붙잡고 진행한 기억입니다. 이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진료 의자에 눕는 것 자체가 힘듭니다.
마취가 안 듣는 상태에서 치료받은 경험 — 아프다고 말했는데 그대로 진행된 기억은 오래 남습니다. 이건 통증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말해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공포입니다.
소리와 진동 — 드릴 소리, 머리뼈를 타고 올라오는 울림, 치과 특유의 냄새. 치료가 시작되기도 전에 대기실에서 긴장이 올라갑니다.
통제를 잃는 느낌 — 누워 있고, 입은 벌려져 있고, 뭘 하는지 안 보이고,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이 구조 자체가 불안을 만듭니다.
구역반사 — 기구가 닿기만 해도 구역질이 올라오는 분들이 계십니다. 본인 의지로 조절되지 않아 치료 자체가 괴로워집니다.
입 안을 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 — 오래 미뤄서 상태가 나빠졌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에, 그걸 보이는 일 자체가 두려우신 경우입니다. 뒤에서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불편한 이야기지만 짚고 가야 합니다. 치과 공포에는 시간이 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무서워서 미룹니다. 그동안 충치는 신경까지 들어가고, 잇몸뼈는 더 녹습니다. 다음에 가면 때우면 됐을 치료가 신경치료가 되고, 살릴 수 있었던 이가 발치 대상이 됩니다. 치료는 더 길고 복잡해지고, 그 경험이 공포를 다시 키웁니다. 그래서 또 미룹니다.
이 고리를 어디선가 끊어야 하는데, 가장 끊기 쉬운 지점은 치료를 받는 순간이 아니라 상황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대부분은 머릿속으로 상상한 것보다 실제 상태가 덜 나쁩니다. 몇 년을 미루신 분들이 사진을 보고 나서 "이 정도였어요?"라고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치과 공포를 수면치료로 넘기지 않습니다. 원인에 맞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주사 자체가 무서운 경우 — 찌르기 전에 잇몸 표면을 미리 마비시키는 약을 충분히 올려두고, 가느다란 바늘로, 약을 천천히 넣습니다. 마취액이 빠르게 들어갈 때 생기는 압력이 통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주입 속도만 조절해도 체감이 달라집니다.
예전에 마취가 안 들었던 경우 — 이건 "원래 마취가 잘 안 듣는 체질"로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염증이 심하면 마취 효과가 떨어지고, 신경 위치에 해부학적 차이가 있는 분도 계십니다. 원인을 찾으면 추가 마취 방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 안 들었던 상황을 자세히 말씀해 주시면 계획을 다르게 세웁니다.
통제를 잃는 느낌이 힘든 경우 — 시작 전에 무엇을 할지 설명드리고, 손을 들면 즉시 멈추기로 약속합니다. 이 약속이 지켜진다는 경험이 쌓이면 불안이 크게 줄어듭니다. 실제로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니라 멈춘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다릅니다.
소리와 진동이 힘든 경우 —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시도록 하거나, 치료를 짧게 끊어 진행합니다.
구역반사가 심한 경우 — 자세와 호흡 방법을 조정하고, 기구가 닿는 부위와 순서를 바꿔 봅니다. 그래도 어려우면 진정이 확실한 해결책이 됩니다. 진정 중 무엇을 확인하며 진행하는지는 수면치료는 안전한가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따로 하겠습니다. 상담에서 제일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창피해서요"입니다.
치과에서 그동안 왜 안 오셨냐는 말을 들으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 한마디가 다음 몇 년을 또 미루게 만듭니다. 저희는 그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왜 못 오셨는지는 이미 알고 있고, 지금 오셨다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오래 미루신 분들의 입 안이 저희에게 특별히 충격적이지는 않습니다. 매일 보는 상태입니다. 혼자 걱정하시는 만큼 저희는 놀라지 않습니다.
진정이 유리한 상황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치료 범위가 넓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
구역반사가 심해 진행 자체가 어려운 경우
공포로 이미 수년을 미뤄오셨고, 나누어 받을 엄두가 나지 않는 경우
진료 의자에 눕는 것부터가 힘든 경우
반대로 굳이 진정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료 범위가 작고, 설명과 중단 약속만으로 진행이 가능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냥 받으시는 편이 비용과 시간 면에서 낫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상담에서 정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수면치료를 결심하고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분들에게 필요한지는 수면치료,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요를, 당일 일정이 궁금하시면 수면치료 당일 안내를 참고하십시오.
많은 분들이 치과에 가면 그날 바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다. 그 부담 때문에 예약을 못 잡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 방문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사진을 찍고 상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어디가 어떤 상태인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시간과 비용이 대략 어떻게 되는지 듣고 돌아가셔도 됩니다. 그날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공포가 크신 분은 예약하실 때 미리 말씀해 주십시오.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응대가 다릅니다. 시간을 넉넉히 잡아 두고, 설명부터 시작합니다.
Q. 저는 유난히 겁이 많은 건가요?
A. 치과 공포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분들이 어느 정도는 가지고 계십니다. 치료를 미루게 될 만큼 강한 경우도 충분히 흔합니다.
Q. 수면치료를 하면 공포가 없어지나요?
A. 공포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치료 과정이 기억에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나쁜 경험이 더 쌓이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그 사이에 밀린 치료를 정리하고, 이후에는 정기 관리로 넘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병이 있으셔도 대부분 가능하며, 기준은 지병이 있어도 수면치료 받을 수 있나요에 있습니다.
Q. 치료 중에 아프면 어떻게 하나요?
A. 손을 들어 주십시오. 멈춥니다. 마취가 부족하면 추가합니다. 참고 계시면 다음 치료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참지 않으시는 편이 서로에게 낫습니다.
Q. 아이가 치과를 너무 무서워합니다.
A. 어릴 때의 경험이 평생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 첫 방문을 신중하게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프지 않은 단계에서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고, 이미 거부가 심한 상태라면 접근 방법을 따로 상의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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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인천 서해구 청라 서울샤인치과의원 대표원장 황인화
보건복지부 인증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 대한치과마취과학회 인정의
치과 공포로 치료를 미뤄오신 분들의 진료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예약이 부담스러우시면 댓글로 상황을 남겨주셔도 됩니다. 직접 답변드립니다.
본 내용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입니다. 개인의 상태와 치료 범위에 따라 적용이 달라지므로, 실제 치료 방법은 진료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셔야 합니다.